ORV의 끝없는 매력은 어디까지? 폴라리스 미디어 시승회

조회수 2018. 2. 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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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황야의 오프로드를 달리며 흙먼지와 함께 등장하는 라이더. 한번쯤 상상해봤을 로망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ATV들은 특히 북미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ATV의 개념을 포괄하는 ORV(Off Road Vehicle)라는 큰 카테고리에서 해당지역 점유 1위인 폴라리스가 국내에 런칭하면서 모터사이클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주력 라인업 모델들을 시승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2월 21일과 22일 양일간 국내 모터사이클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폴라리스 ORV 시승회가 열렸다. 장소는 두 군데로 분류해 각 모델의 특성을 최대한 만끽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점이 좋았다. 첫째 날인 21일에는 남양주 별빛 휴양림 ATV 체험 코스에서 Sportsman 450 HO EPS, Sportsman XP 1000, ACE 570 EPS를 시승했다. 다음 날인 22일에는 드넓은 영종도 오성산 오프로드 코스에서 RZR XP Turbo EPS Dynamix Edition, Ranger XP 1000 EPS, ACE 900 XC를 시승했다.

첫째 날 시승했던 ATV 스포츠맨 시리즈는 산악 지형은 물론 트레일 코스까지 즐겁게 달릴 수 있는 라인업이다. 스포츠맨 시리즈는 일단 핸들바와 스로틀 컨트롤, 브레이크 작동 방식이 기존 모터사이클과 거의 흡사하고 기종별로 유틸리티로도 사용하기 유용한 점이 있어 기존에 모터사이클을 타본 사람이라면 접근이 쉽고 심적으로도 부담이 덜하다.

Sportsman 450 HO EPS는 폴라리스 전체 라인업 중에서도 비교적 작은 덩치를 가지고 있으나 덕분에 운동 성능은 더욱 날렵하고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한다. 프로스타 500cc 4스트로크 SOHC 단기통 엔진으로 오토매틱 PVT 작동방식을 갖추고 있어 변속이 손쉽다. 최대출력은 33마력으로 비교적 가벼운 차체를 가볍게 가속시킨다.

산림을 중심으로 구성된 테스트 코스는 주로 흙바닥으로 된 험로와 자갈길, 그리고 90도 이상 꺾이는 급한 코너가 많았는데, 이 날 시승한 모델 중 450 모델이 이런 좁은 코스에서는 특히 발군의 주파력을 뽐냈다. 핸들링은 아주 가볍고 기민했으며 맥퍼슨 스트럿 방식의 프론트 서스펜션과 듀얼 A암을 가진 리어 서스펜션은 전반적으로 탄탄하면서도 직관적인 승차감을 보였다. 아마도 폴라리스 ATV중에서 가장 입문하기 수월한 모델이라 생각했다.

이어 시승한 모델은 첫째 날 시승의 하이라이트인 Sportsman XP 1000. 이 모델로 옮겨타자 파워풀한 프로스타 952cc 2기통 엔진이 압도적으로 느껴졌다. 마찬가지로 오토매틱 PVT 방식으로 샤프트를 통해 발휘되는 최대출력 90마력은 좁은 산악지형에서 과분할 정도로 강력한 순간 가속력을 발휘했다. 450과 달리 앞, 뒤 모두 지상고가 높은 듀얼 A암이 장착되어 노면 접지감은 더욱 촘촘해졌으며 강력한 가속을 잘 컨트롤하면 매우 스릴넘치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다.

브레이크 레버를 잡으면 전후 연동되어 접지력이 부족할만한 진흙 노면에서도 만족할만한 제동력을 보여줬고, 필요에 따라 뒷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풋 페달로 차체 움직임을 컨트롤하기 좋았다. 450에 비하면 2배 가까운 크기의 엔진 배기량을 가졌음에도 좁은 험로에서의 회전도 나쁘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넘치는 파워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점에서 레저용도로서의 강력한 중독성을 느꼈다.

키 175cm에 체중 60kg 초반대인 동양인 체구에도 무척 잘 어울리며 시간만 되면 종일 타고 싶을정도로 레저성격이 진했다. 여기에 다양한 전용 액세서리를 장착해 유틸리티로 활용하면 어디까지가 작업이고 어디까지가 놀이 분야인지 헷갈릴 정도로 활용성이 좋아보였다.

둘째 날은 마치 북미 지역의 드넓은 황야지대처럼 탁 트인 시승코스에서 마음껏 달려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날의 주인공은 두 대, 강력한 심장을 바탕으로 장거리 험로를 쾌적하게 주파할 수 있는 유틸리티 ORV Ranger XP 1000 EPS와 시트에 앉기만 해도 아드레날린이 불끈 솟아오르는 RZR XP Turbo EPS Dynamix Edition이다.

레인저 시리즈는 도저히 작업용이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파워풀한 주파성능을 가진 작업용 레크레이션 차량이다. 뒷마당부터 깊은 숲속, 개활지까지 구분없이 달릴 수 있는 레인저는 농장, 사냥터, 앞마당에서조차 가장 흥분되는 탈 것이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모두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 액셀레이터 페달이 달려 모터사이클보다는 자동차와 흡사한 작동방식이다. 기본적인 주행 중의 거동은 ATV와 유사하지만 산악 험로를 주행하는 것보다는 광활한 구릉지대나 트레일 라이딩, 유틸리티로서의 활용성을 용도로 한다. 기본적으로 동승자용 시트를 갖추고 있어 오프로드에서 이동수단으로서의 능력이 주 목적인 셈이다. 그리고 전복시 운전자 및 탑승자 보호를 위한 프레임 가드가 뼈대처럼 사방에 설치되어 있어 안전성은 더욱 우수하다.

레인저 XP 1000은 새로운 원피스 섀시를 갖춰 주행 안정성이 높아 스로틀을 끝까지 개도해도 차체가 균형을 쉬이 잃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다. 다소 높은 무게중심으로 굽은 길에서 과격하게 돌리며 타기보다는 접지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험로를 무사 주파하는 것이 주 용도다.

하지만 시승 중에는 테스트를 위해 2륜 구동 모드와 4륜 구동 모드를 바꿔가며 밸런스를 알아보고 엔진 회전을 올려 나름대로 성능을 쥐어짜보았으나 이 정도면 유틸리티 이상, 과연 레크레이션 차량으로도 활용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거기에 화물 이동, 수납이 매우 간편한 적재함의 높은 활용성과 시트 아래를 들어올려 활용할 수 있는 버켓 공간까지, 활용성에 있어 엄지를 치켜들만한 다재다능한 차량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기다렸던 머신의 시승. 마치 모하비 사막을 가로지르는 멋진 랠리 머신에 탑승하는 기분으로 RZR XP Turbo EPS Dynamix Edition의 시트에 올랐다. 벨트를 메고 시동을 켜자 으르렁 거리는 배기음이 기분좋게 고막을 때렸다. 엔진 공회전만으로도 뭐가 달라도 한참 다를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직선주로로 시작하는 시승코스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자 마치 리터급 바이크를 처음 경험해봤던 오랜 느낌이 살아난다. 바닥은 미끄러운 모래가 흩날리지만 터보차저가 달린 925cc 2기통 엔진의 강렬한 출력을 상당히 노면에 잘 입력시키는 느낌이다. 액티브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용으로 설계된 지능형 서스펜션 시스템으로, 온 더 플라이 방식으로 지속적인 충격을 감지하고 감쇄력을 조절해 항상 최선의 접지력을 유지한다. 참고로 엔진의 최대출력은 바로 전 시승한 레인저 XP 1000의 2배에 다다르는 168마력이다.

버킷시트와 화려한 콕핏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7인치 글러브 터치 디스플레이는 다냥한 정보를 제공하며 다양한 주행 세팅에 따라 현재 상태를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 후방 카메라는 물론 고프로 액션카메라와의 연동 기능까지, 레크레이션 기구로서의 역할을 모두 담은 ‘끝내주는 장난감’인 셈이다.

같은 코스를 주행하는 데 역시 레인저를 탔을 때와는 거동자체가 다르다. 어떤 반경의 코너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하고 간혹 파워슬라이드를 일으켜도 아주 부드럽게 차체가 반응하고 언제든지 차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차량이 어떤 상태로 돌고 있는지 운전자가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어 오버컨트롤을 해도 여유를 잃지 않게 된다.

스티어링 휠은 적당히 탄성이 있고 모래와 돌이 뒤섞인 코스를 고속으로 달려도 낭창거리지 않았다.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도 정확해 스포츠 주행에 걸맞는다. 시승이 끝나고 시트에서 내려왔을 때 우리를 자꾸 뒤돌아보게 만들었으며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넘치는 출력과 그것을 정교하게 다루는 서스펜션의 절묘한 조화는 이 모델 이름 뒤에 왜 다이나믹 에디션이 붙는지 수긍하게 만들었다.

이밖에도 여러 종류의 ORV를 타볼 수 있었다. 위에 언급한 모델 외에 특히 기억에 남는 ACE 900 XC는 아주 독특했다. 1인승으로 설계되어 마치 고성능 카트에 탄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차체 너비가 좁고 무게중심이 비교적 높아 높은 속력으로 커브에 진입하면 차체가 균형을 일으면서도 마치 모터사이클과 유사한 느낌으로 제어력을 요구해왔다.

다른 모델에 비하면 강력한 출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차체 균형이 완벽한 것도 아니었으나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모터사이클처럼 직관적으로 움직이면서도 등받이 있는 시트에 앉아 안전벨트를 메고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었다는 것 자체도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모터사이클 운전자라면 기회를 갖고 한번쯤 시승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도로주행 등록이 불가능한 대한민국 도로 여건에서 ORV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ORV는 매끈한 도로를 내달리라고 만들어지지 않았다. 길이 아닌 곳을 길처럼 달릴 수 있는 이들만의 타고난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그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레크레이션 차량으로서의 능력이 조명받게 될 것이다. 우리의 주말을 더욱 풍족하게 꾸며줄 폴라리스 ORV들이 터프한 라이더들의 차고에 들어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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