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차]기아마스타 삼륜차

조회수 2018. 5. 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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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라이센스 생산이라고도 불리는 면허 생산은 제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면허생산은 특히 자동차와 같은 중공업 분야에서 더 두드러진다. 이는 경공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고 기술 획득이 어렵다는 점이 동시에 작용한다. 특히 새롭게 산업을 일으키고자 하는 개발도상국에게 있어 면허 생산은 선발주자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얻은 경험과 성과를 빠른 속도로 흡수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여, 현지 생산이라는 명목으로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다.


물론 면허생산의 현실은 후발주자의 성장을 우려한 선발주자의 영향력 행사로 인해 후발주자 쪽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산업의 중흥에 있어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던 나라들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식을 따르며 자체 산업 역량을 키워 나갔다. 이는 과거 전후의 상처를 딛고 산업화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 6~70년대의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해서 태어났던 자동차들 중에는 작은 승용차부터 시작해서 지프형태의 SUV와 최고급 세단도 존재했다. 또한 많은 인원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기 위한 상용차들 역시 만들어졌다. 그 중에서는 소상공인의 발 노릇을 톡톡히 해냈던 경량급의 상용차도 존재했다. 기아산업(現 기아자동차)의 삼륜차가 그것이다.


6~70년대 소상공인의 생계를 책임진 견실한 일꾼들

기아산업의 기아마스타 삼륜차는 1963년부터 대한민국의 도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초의 기아마스타 삼륜차는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효용!’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등장했다. 세 개의 바퀴에 아담한 크기의 객석과 적재함을 갖춘 이 작은 세 바퀴 트럭은 소량 수송이 필요한 곳곳에서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이 차의 기원은 일본 토요공업(東洋工業, 現 마쯔다)의 ‘K360’이다. 토요공업 K360은 1959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삼륜 경상용차로, 다이하츠의 삼륜 자동차 미제트(Midget)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본에서는 1959년부터 1969년까지의 10년간 약 28만대가 생산되었다. 디자인은 훗날 마쯔다의 초대 파밀리아를 디자인하게 되는 코스기 지로(小杉次郎)가 맡았다.


 

K360은 언더본 프레임 방식의 이륜차에 캔버스탑과 짐칸을 달았을 뿐인 여타의 삼륜상용차와는 다르게, 외부와 독립된 공간에 좌우 2인승 좌석이 배치된 차체와 원형 스티어링 휠, 속도계, 방향지시등, 와이퍼 등을 채용하여 자동차로서의 구색을 온전히 갖춘 것이 특징이었다. 이 덕분에 여타의 이륜차 기반 삼륜차에 비해 한층 쾌적한 주행환경을 제공한 것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여 쏠쏠한 실적을 올렸다. 이 차는 한국 뿐만 아니라, 미얀마에도 수출되었고, 1990년대까지 현지에서 직접 생산도 이루어졌다.


기아산업이 기아마스타 브랜드로 내놓은 첫 삼륜차인 K360은 토요공업 K360의 것을 그대로 들여왔다. 엔진은 11마력의 출력을 내는 공랭식 4행정 V형 2기통 OHV 엔진으로, 차체에 대해 세로로 장착되었다. 엔진의 동력은 건식 단판 클러치를 채용한 상시치합식의 3단 수동 변속기와 추진축을 거쳐 뒷바퀴로 전달되었다. 차폭이 1.2m에 불과할 정도로 작았고 적재중량도 300kg으로 오늘날 한국지엠 라보의 550kg의 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기아마스타 삼륜차의 첫 주자인 K360은 작은 몸집에 다소 빈약한 적재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의 도래 이전이었던 그 시절, 작은 몸집에 적당한 운송능력을 가진 K360은 쌀 가마니나 연탄 등, 산업의 현장이 아닌, 생활의 현장에 필요한 각종 화물을 시가지의 비좁은 골목 구석구석으로 실어 날랐다. 1960년대 후반에는 서울시에서 비좁은 변두리 골목의 쓰레기 수거를 위해 50대를 도입하기도 했다.


 
 

1969년 K360의 후계로 등장한 T600은 K-360의 강화판에 해당하는 차종으로, 2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577cc의 수랭식 4행정 엔진을 채용하여 500kg의 적재중량으로 K360에 비해 여러모로 월등한 성능을 자랑했다. 새로운 엔진은 동력성능과 연비 모두 기존 K360에 비해 훨씬 상승했다. 당시의 소상공인들은 연료를 덜 소비하면서도 운송능력도 우수한 T600을 환영했다. 이 T600은 국내 자동차 산업사에서 기술사적 가치에 높은 평가를 얻으며, 2008년부터 문화재청의 등록문화재 제 400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아산업은 소형인 K360외에도 보다 큰 차체와 넉넉한 적재량을 갖춘 토요공업의 T1500도 함께 도입했다. 이 차량은 반조립 형태로 생산되었다. T1500은 K360 이상의 적재량을 요구했던 용달차 회사나 자영업자들에게 판매되었다. T1500은 1.5톤의 적재중량과 더불어 60마력의 1.5리터 수랭식 엔진 채용과 엔진 배치의 최적화로 정비성도 K360에 비해 월등했다. 이 차량은 1967년까지 생산되었다가 후속 차종인 T2000의 등장으로 인해 단종한다.


 
 

T2000은 T1500과 마찬가지로, 동명의 토요공업제 삼륜 상용차를 반조립 형태로 생산한 차종이다. T2000은 이름에 걸맞은 2.0리터급 엔진을 탑재하여 동력성능을 더욱 강화하는 한 변, 적재중량도 2톤까지 상승했다. 2톤에 달하는 적재중량과 유지관리 상의 이점, 기존에 비해 우수한 주행성 등에 힘입어, 장거리 운송에도 사용되었다. T2000은 상당히 많은 판매고를 올렸지만 현재 남아있는 개체는 거의 없으며, 1대가 금호클래식카에 소장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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