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승기] 쉐보레 순수전기차 볼트EV '신세대 신개념'

김기홍 입력 2018.02.15 09:31 댓글 0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가볍고 빠르며 여유있는 장거리 주행까지..'따뜻하고 편안한 펀드라이빙'

 

한국GM 쉐보레의 순수전기차 '볼트EV'는 전기차의 개념을 확실히 심어줬다.

그간 시승했던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닛산 리프, 테슬라 모델S 등 이었다.

내외장과 차체 크기, 가속성능, 1회충전 주행거리 등이 사실 제각각이었다. 전기차의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의 대표 전기차 볼트EV는 지금까지의 전기차 시승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현재의 전기차 기술이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의 보편적 전기차는 이렇게 진행될 것이라는 메세지를 던져줬다.

우선 가볍고 빠르다. 일주일 전 시승했던 테슬라 모델S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볼트EV는 차체가 아주 경량화돼 있어 단거리 급가속과 여유있는 장거리 주행까지 적합하도록 군살을 쪽 뺐다.

 

1회충전에 383km를 주행할 수 있는 '썬파워'를 위해 수시로 자가충전을 하는 모습도 여간 기특하지 않다. 드라이브 모드에 놓고 가속패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스스로 배터리에 충전하는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패달을 떼면 회생에너지를 작동하는 탓에 살짝 엔진브레이크가 걸리는 기분이다. 운전에 방해가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엔진이 달린 자동차처럼 악셀패달을 놓아도 탄력주행을 하는 것에 비교하면 조금은 답답할 수 있다.

이 에너지 재생 시스템을 보다 적극 활용한 'L' 모드에서는 보다 확실히 제동이 걸린다. 달리다 패달을 놓으면 거의 정지수준까지 속도를 낮춰버린다. '원패달 드라이빙'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결국 경제성을 극대화 하는 기능인데 개인적으론 운전 재미가 쏠쏠했다.

이렇게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본격 팔을 걷어붙인 게 바로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이다. 스티어링휠을 잡은 왼손 뒤쪽에 플라스틱 작은 패달이 달려있다. 마치 엔진차의 패들시프트처럼 손쉽게 패들을 잡을 수 있다.

 

 

패들을 잡으면 역시 엔진브레이크처럼 속도가 줄면서 배터리로 전기를 셀프 충전하는 기능이다. 모든 메이커를 통틀어 처음 접하는 장치다. 마치 신세대의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듯한 에너지 회생 기능이 곳곳에 달린 셈이다.

에너지 회생 보다 더 만족스러운 건 가속력이다. 출발부터 아주 경쾌하다. 아주 조용히 부드럽게 달리면서도 노면 잔소음 잔진동도 철저히 막아냈다. 풀악셀링시 모터가 돌아가는 '휭~' 소리가 작게 들릴 뿐이다.

차체 밑바닥에 깔린 고효율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과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이 경량화된 차체를 자유자재로 갖고 놀 만큼 힘이 좋다. 작고 가벼운 차체에 204마력의 최고출력과 36.7kg.m의 최대토크를 적용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처음 탑승했을때 우려됐던 무게중심도 기우였다. 비교적 높은 차체와 시트가 맘에 들지 않았는데 급가속과 급코너링을 몇차례 체험하고 나서는 마음이 든든해졌다. 다른 전기차들과 마찬가지로 차량 무게중심의 하향화는 확실했다.

 

차체 밑바닥쪽 무게가 든든하니 급가속과 급제동은 물론이고 코너링에서도 차량의 휘청임은 거의 없다. 다만 배터리를 바닥에 넣느라 시트가 껑충 높아진 건 사실 같았다. 그러면서도 심리적 승차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여성운전자나 초보운전자에겐 높은 운전시야가 편할 수도 있다.

테슬라처럼 5m에 가까운 넓은 차체에 배터리를 깔았던 것과 비교하면 작은 차체의 볼트EV는 배터리를 좀더 높게 깔 수밖에 없었으리라. 전기배터리 패키지는 LG가 공급하는 288개의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3개씩 묶은 96개의 셀 그룹을 10개의 모듈로 구성해 자리잡게 했다.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은 통통 튀는 하체다. 고성능 전기차를 지향하는 테슬라 만큼이나 단단한 서스펜션은 귀엽고 기특한 볼트EV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급출발 풀악셀시 휠스핀을 경험하기도 했고, 요철 통과시엔 앞뒤 모두 상당히 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밖에 넉넉한 배터리 덕분에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에도 따뜻하고 편안한 펀드라이빙이 기분 좋다. 히터, 히팅 시트, 히팅 스티어링휠 등 전기소모성 장치를 모두 이용하면서도 넉넉한 주행이 가능했다.

달리면서 볼트EV의 에너지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모니터도 재밌다. 10.2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에 쉐보레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는 애플 카플레이를 포함한 첨단 커넥티비티 시스템 활용이 진화한 형태다.

다만 지금은 볼트EV를 구매할 순 없다. 두 차례에 걸쳐 판매한 물량이 완판됐는데 이유는 부족한 정부보조금 때문이다. 2만대 가량으로 제한된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기가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란 소식이다. 4천만원 중후반대 가격에서 2천만원 선의 보조금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이 시각 추천뉴스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