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바이크를 좋아하나요? 무엇 때문에 바이크를 타시나요?
20년 전 월간 모터바이크는 창간호를 출간하며 독자 여러분께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왜 바이크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왜 바이크를 타게 되었는지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께 일일이 유선전화를 통해 ‘직격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기사의 전문에 창간에 앞서 바이크 전문 잡지로서 모터바이크가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위해 독자 여러분께 직접 물어본다고 밝히며 말이죠. 2018년의 모터바이크가 여러분께 물어봤습니다. 20년 전의 질의응답과 비교하기 위해 기본적인 질문은 동일하게 진행했고 상황에 따라 일부 선택지는 수정했습니다.
바이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라이더들이 바이크를 알게 된 계기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양했다. 당시 가장 높은 비율은 지인(친구 및 선후배)으로 절반에 육박하는 48%를 차지했다. 당시에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하지 않아 직접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바이크를 알았다. 대부분 바이크가 있는 친구나 선후배를 따라다니며 ‘나 한번 타보면 안 돼?’라는 애원조의 말을 하며 어떻게 하면 한 번이라도 바이크에 앉아볼까 기회를 엿보았다고···. 물론 현재도 지인을 통해 바이크를 알게 된 경우가 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아직까지도 친구나 선후배를 통해 바이크 라이프가 전파되는 경우가 많은데 눈길을 끄는 건 기타 의견의 비율이 29%로 꽤 높다는 점. 기타 의견을 살펴보니 자전거(로드/MTB)를 타다가 다른 유형의 2륜을 즐기기 위해 또는 편하게 레저를 즐기고 싶어서라는 의견이 있었고(3%), 여행지에서 스쿠터를 렌트했다가 그 이후로 바이크의 매력에 빠졌다(3%)는 대답도 흥미를 끌었다. 바이크 잡지를 보다가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답변도 빠지지 않았다.
바이크의 장점은?
이 질문은 바이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자신 있게 대답했던 부분으로 얼마나 장점이 많은지 설명을 해도 해도 모자를 정도였다. 20년 전에는 편리성(20%)과 신속성(18%) 그리고 실용성(17%) 순으로 일반적인 환경에 있어 편리함으로 주차 공간에 대한 제약이 적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신속성으로는 바이크 그 자체의 성격인 좁은 공간도 쉽게 갈수 있어 빠르다, 실제로 빠르게 간다를 꼽았다. 지금은 어떨까. 요즘도 신속성 (19%)과 실용성(17%) 등 바이크 그 자체로서의 장점을 선택한 비율은 비슷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포인트는 레저(36%)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라이더들이 바이크의 장점으로 취미를 즐기는 목적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은 것은 점차 선진국 형 이륜차 시장에 근접해 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바이크의 사용 용도는?
바이크의 장점과 연계해서 파악해 볼 수 있는 질문이다. 과거의 질문과 기사에 따르면 생활 패턴과 직업에 따라 바이크 운용 목적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높은 답변이었던 근거리 이용(36%)에 답했던 사람은 자영업이나 농업 등 이륜차를 생업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즉, 바이크가 경제활동의 수단인 사람들이었다. 반면 현재의 답변은 일상생활(42%)에 이어 주말 레저 (36%) 이용 목적의 라이더의 높았다. 일상생활을 위해 사용한다고 답변한 라이더에게 상세 이유를 묻자 신속하고 편리해 대중교통이나 자동차 대신 바이크를 운용하는 편이며 실제로 시간이 날 때마다 투어를 즐기기에 바이크는 일상이나 다름없다고 답변했다.
주말 레저를 답변한 라이더에게 동일한 질문을 하니 바이크를 타고 출퇴근도 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봐 주말 투어만 즐긴다며 답변했다. 이 밖에도 배달 및 영업(2%)의 비율은 현저하게 적었는데 기타 의견을 확인해보니 레저용으로 사용하면서도 배달이나 영업에 쓰기도 한다는 답변이 있어 실제 비율을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기회가 되면 더욱 세분화된 질문을 해보고 싶다.
선호하는 바이크 유형
과거의 질문에서 좀 더 세분화된 질문을 하기 위해 장르 구분을 넓혔다. 과거와 확연하게 다양한 장르 선택이 이뤄지고 있어 새삼 놀랍다. 과거에는 네이키드(49%)가 절반 가까운 선택을 받았고 뒤이어 레플리카(23%)가 손꼽히며 98년도 라이더들은 네이키드나 레플리카를 선호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유선 질의응답에서 혼다 CB400과 야마하 FZ400의 인기가 무척 높았다고 하며 이어 많은 라이더들이 멋의 기준으로 삼았던 바이크는 영화 <비트>에서 나온 CBR600F라고 했다.
2018년의 응답에서 역시 네이키드(26%)의 비율이 가장 높으나 2위는 레플리카(14%)가 아닌 어드벤처(23%)가 차지하며 선호도가 크게 바뀌었음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또한 클래식이 11%를 차지하며 최근의 모터바이크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크를 즐기는 방법
바이크를 즐기는 방법은 신설된 항목으로 라이더들이 어떻게 바이크를 즐기고 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진행했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여유로운 크루즈(40%)로 느긋하면서도 여유롭게 바이크 그 자체를 온몸으로 느끼는 게 좋다는 답변과 온몸으로 바람을 맞는 것이 세상 즐겁다, 천천히 자연을 즐기는 게 행복하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바이크 장르 선호 질문에는 어드벤처 장르의 선호도를 반영하듯 어드벤처 투어도 19%로 예상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브랜드 원메이크 레이스 도전하기, 서킷 어택, 트랙 등 공도가 아닌 서킷에서 즐긴다는 의견도 다수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누구와 바이크를 타시나요?
바이크를 즐기는 방법과 연계된 질문으로 누구와 바이크를 타는지 물었다. 개인적으로는 다섯 이하의 소그룹 투어가 가장 많을 줄 알았는데 26%로 2위를 차지했고 ‘혼자서’가 43%로 압도적이었다. 이유를 묻자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왠지 방해된다, 바이크 그 자체를 온전히 즐기고 싶다 등의 대답을 했다. 기타 의견 비율이 생각보다 높았는데 그중 탠더머와 함께 투어를 즐긴다는 의견이 4%인게 눈길을 끌었다.
바이크 구매 방법은?
당시에는 생활 정보지를 통해 바이크를 구매하는 비율이 21%, 친구가 타던 바이크 29%, 가족이 타던 바이크 26%로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법이 주를 이뤘다. 아무래도 공식 브랜드 매장이 변변치 않았던 시절이니 이해가 간다. 시간이 흘러 요즘에는 각 대형 브랜드 매장을 전보다 쉽게 찾을 수 있고 시설도 좋아 매장에서 구매한다는 비율이 32%로 높아진 건 괄목할 만 하다. 가장 높은 건 중고거래 사이트(35%)였다. 한 답변자는 실제로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직거래를 하기도 하지만 온라인 쇼핑하듯 관심을 두고 서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는 답변을 했다.
바이크 구입 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
이 질문은 과거나 현재가 연령별로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다소 경제력이 떨어지는 20~30대의 경우는 구매 비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30대 이상의 답변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기종 선택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과거와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선호 기종 선택이 무려 70%에 이르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고르려는 성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매장 직원의 조언은 12%에서 1%로 감소했는데 이는 과거에 비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기타 의견으로 발착지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답변한 현실적인 라이더도 있었다. 발 착지성은 실제로 구매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구매를 위해 매장을 방문한 후 뒤늦게 기종을 바꾸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국내 바이크 문화 수준을 외국과 비교한다면?
바이크 문화 수준에 대해 묻는 질문의 경우 20년 전과 거의 유사한 비율로 답변이 나와 인식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다만 가장 높은 비율로 선택된 아직 멀었다가 66%에서 59%로 7% 줄어든 것과 동등하다가 2%에서 8%로 상승한 정도가 눈에 띄며 외국보다 높다는 질문은 그때나 지금이나 0명인 것은 아쉽다. 수준 차이에 대한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제도상의 문제를 들었다. 자동차 전용도로 및 고속도로 진입 여부, 면허 체계, 세금 제도, 보험 체계, 도로교통법 등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지속되어오고 있는 문제였다. 이를 파고 들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추가했다.
해외 운전 문화 경험 여부
바이크 문화 수준에 대해 비교하기 위해 해외에서 운전 경험을 물었다. 의외로 많은 수의 라이더들이 해외 바이크 투어를 직접 경험(23%) 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바이크 투어의 항목을 세분화 한 것이 아니라 시내에서 스쿠터를 렌트했는지 대형 바이크로 투어를 했는지 파악되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다음 기회에 이 부분은 한걸음 더 들어가 보면 좋을 듯하다. 답변자의 48%에 가까운 답변자가 해외에서 바이크 및 자동차를 운행하며 타국의 운전 문화를 경험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인 듯하다. 또한 해외 모터바이크 투어 경험자 중 고속도로 운행 경험에 대한 질문은 고속도로가 일반 도로보다 안전하다는 의견이 19% 먼 거리를 돌아가지 않아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11%가 있었다.
국내 바이크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사람
그렇다면 지금의 현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할 사람이 누군가?라는 답변 역시 20년 전과 조사 결과가 유사하다. 결국 사용자인 우리 스스로 개선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뒤로는 정치인(29%)과 기업 및 단체(16%)가 꼽혔다. 이는 제도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상들이다.
지금까지 월간 모터바이크 1998년 6월 호에 실린 라이더 직격 인터뷰 ‘왜 바이크를 좋아하고 타는가’ 기사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질문을 살펴봤다. 국내 바이크 운전문화에 대한 인식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것이 없어 아쉽기는 했지만 세부적인 대답을 살펴보니, 답변자의 인식이나 현상을 파악하는 깊이가 예전보다는 확실히 심도가 깊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는 바이크 문화에 대한 차이나 바이크 그 자체에 대한 지식 등의 습득이 편리해졌기 때문이라고 가늠해 볼 수 있다. 바이크 시장 트렌드를 파악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유의미했다. 특히 장르 선택에 있어 레이스 레플리카 대신에 어드벤처와 클래식 장르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번 20주년 기념 기사를 계기로 설문 조사 기사를 지속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라이더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서 말이다.
글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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